염증수치가 높으면 나타나는 증상 10가지 깊이 있는 안내서
건강검진을 받으면 꼭 나오는 항목이 바로 염증과 관련된 검사다. 보통 혈액검사에서 CRP( C-반응성 단백질) 혹은 ESR(적혈구 침강속도) 같은 지표를 통해 염증 상태를 간접적으로 확인한다. 병원에서는 흔히 “염증수치가 조금 높네요” 라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이때 말하는 염증수치가 바로 이런 수치를 뜻한다.
많은 사람들이 염증수치가 높으면 그게 무슨 뜻인지, 내 몸에 지금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부분 그냥 지나치거나 가볍게 넘기곤 한다. 하지만 사실 염증수치가 높으면 이미 몸 안 어딘가에서 보이지 않게 ‘불’이 붙어 있다는 경고이자, 다양한 증상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글에서는 염증수치가 높으면 몸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 10가지를 아주 꼼꼼히 설명한다. 그리고 왜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는지, 어떤 원리인지도 자세히 살펴본다.
왜 염증수치가 높으면 몸에서 이상신호가 올까?
염증은 사실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반응이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혹은 다쳐서 세포가 손상되었을 때, 우리 몸은 그 부위를 뜨겁게 달구고 백혈구를 보내어 신속히 ‘수리’를 한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물질들이 혈액 속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이때 CRP가 올라가고 ESR이 빨라진다. 즉, 염증수치가 높으면 몸 어딘가에서 분명히 이런 전투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염증이 오래 지속되거나 전신에 은근히 퍼져 있을 때다. 그러면 온몸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고, 이를 계속 방치하면 만성질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염증수치가 높으면 몸에서 보내는 작은 신호를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피로감과 무기력
염증수치가 높으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 바로 쉽게 피로해진다는 것이다.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 우리 몸은 백혈구를 활성화시키고 사이토카인(염증 유발 물질)을 대량으로 방출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는데, 평소에는 쓰지 않던 에너지까지 끌어다 쓰기 때문에 결국 전반적으로 기운이 빠지고 무기력해진다.
아무리 잠을 많이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서도 머리가 무겁고 하루 종일 나른하다면 염증수치가 높으면 흔히 나타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
발열과 몸살
염증은 ‘불’이라는 뜻 자체를 가지고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혹은 몸 내부에 생긴 손상된 조직을 처리하기 위해 체온을 올려 적들을 없애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염증수치가 높으면 미열 혹은 고열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보통 37.5~38도 정도 되는 살짝 오른 체온이 지속되거나, 열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몸살 기운이 계속된다. 관절이나 근육이 뻣뻣하고 쑤시는 느낌도 흔히 동반된다.
평소 같으면 그냥 넘어갔을 통증이 더 예민하게 느껴지고, 몸 전체가 욱신거리는 건 전형적인 염증 반응의 대표 신호다.
두통과 멍함
염증수치가 높으면 우리 몸에서 만들어진 염증매개물질이 혈관을 타고 뇌까지 도달한다. 그러면 뇌 혈류가 살짝 불안정해져 두통이 쉽게 나타난다.
또 이런 염증 물질들은 뇌의 신경전달에도 영향을 줘 집중력이 떨어지고, 머리가 멍해지거나 평소보다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는다.
특히 오후만 되면 머리가 무겁고 멍한 느낌이 지속된다면 단순 피로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 이는 염증수치가 높으면 자주 동반되는 신경계 반응이다.
식욕 저하와 구역질
염증 반응은 소화기관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염증수치가 높으면 위장 운동이 느려지고 소화액 분비도 줄어들어 식욕이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특히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위장을 직접 자극해 구역질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래서 평소에는 잘 먹던 음식도 맛이 없고, 냄새만 맡아도 울렁거리며 금세 숟가락을 놓게 된다.
이런 식욕 저하가 계속되면 몸무게가 빠지기 시작하는데, 이는 면역 시스템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에너지를 더 많이 소모하기 때문이다.
근육통과 관절통
염증이 온몸으로 퍼지면 관절 주위와 근육에도 영향을 준다. 염증수치가 높으면 마치 몸살처럼 온몸이 쑤시고 관절이 뻣뻣하거나 욱신거리는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잘 펴지지 않거나, 무릎과 어깨가 묵직하고 움직이기 불편하다면 단순한 근육 피로가 아닐 수 있다.
이때는 온찜질을 하거나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면 일시적으로 호전되지만, 염증이 계속 진행되면 통증은 점점 더 자주 반복된다.
잇몸이 잘 붓고 입안 염증
염증은 신체 구석구석을 예민하게 만든다. 그래서 염증수치가 높으면 잇몸이 쉽게 붓거나 피가 나는 경우도 많다.
양치할 때 조금만 세게 문질러도 잇몸에서 피가 나고, 잇몸 주변이 부풀어 올라 아프기도 한다. 또 입안이 잘 헐고 구내염이 자주 생기는데, 이는 구강 점막이 염증에 더 민감해진 상태를 보여준다.
특히 만성염증 상태가 지속되면 이런 구강 건강이 빠르게 악화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밤에 식은땀과 불면
염증수치가 높으면 몸 안에서 불이 나 있는 상태나 다름없다. 그러니 밤에 잘 때도 몸이 편안히 이완되지 못하고 자꾸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다.
그 결과 자면서도 식은땀이 나거나, 새벽에 괜히 번번이 깨는 불면증상이 나타난다.
밤새 뒤척이고 푹 자지 못하면 낮에는 더 피로하고, 이런 악순환이 이어진다. 사실 이는 몸이 계속 경계태세에 있어 잠을 깊게 못 드는 것이다.
피부 트러블과 가려움
염증은 피부로도 그대로 표출된다. 염증수치가 높으면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는 염증 물질들이 피부에 있는 모세혈관과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피부가 울긋불긋해지고 좁쌀처럼 트러블이 올라오거나, 두드러기처럼 부풀어 오르는 경우도 있다. 또 이유 없이 몸이 간질간질하고 가려운 것도 흔하다.
특히 밤에 더 가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율신경의 리듬과도 관련 있다. 긁다 보면 더 심해지고, 자극 받은 부위가 다시 염증을 불러오기도 한다.
빠른 심장박동과 불안감
염증은 단순히 통증을 유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심장과 자율신경에도 큰 영향을 준다. 그래서 염증수치가 높으면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맥박이 빨라지기도 한다.
또 이런 상태에서는 작은 일에도 괜히 불안하고, 마음이 조급해진다.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던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스트레스를 훨씬 크게 느낀다.
이런 심리적 변화도 모두 몸 안에 만성적인 염증이 지속될 때 나타나는 신호들이다.
숨이 차고 약간의 호흡곤란
염증이 심해지면 몸 속에 부종(붓기)이 생기고 혈관 벽도 평소보다 두꺼워진다. 그래서 산소 교환이 원활하지 않아 숨이 조금 차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동반된다.
특히 염증수치가 높으면 몸에서 산소를 더 많이 쓰게 되고, 그만큼 심장이 더 빨리 뛰며 폐로 더 많은 산소를 끌어들여야 한다.
결국 가벼운 활동에도 호흡이 가쁘고, 앉아서도 숨이 답답할 때가 있다면 단순 체력 저하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염증수치가 높으면 나타나는 증상 한눈에 보기
- 만성 피로와 무기력, 의욕 저하
- 몸살 기운, 열이 오르내리며 관절과 근육 통증
- 두통과 멍함, 집중력 저하
- 입맛이 떨어지고 구역질, 때로는 구토
- 잇몸이 잘 붓고 입안이 자주 헐음
- 밤에 자주 깨고 식은땀, 깊게 못 자는 불면
- 피부가 가렵거나 좁쌀 같은 트러블, 두드러기
- 가슴 두근거림, 이유 없는 불안과 초조함
- 숨이 약간 차고 가슴이 묵직
- 체중이 줄거나, 오히려 부종으로 체중 증가
염증수치가 높으면 어떤 검사를 더 받아야 할까?
염증수치가 높으면 가장 먼저 CRP, ESR 수치가 얼마나 올라갔는지를 보고 의사는 추가 검사를 결정한다.
- 원인을 찾기 위해 혈액검사(백혈구 분획, 간수치, 신장수치)
- 소변검사(신장염 혹은 요로감염 확인)
- 흉부 X선(폐렴 등 감염 확인)
- 초음파(복부 혹은 갑상선 등 염증 확인)
이런 검사들을 추가로 진행한다.
만약 열이 오래 지속되거나 림프절이 붓고, 체중이 급격히 빠지는 증상이 동반된다면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
염증수치가 높으면 생활에서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 가공식품, 당류,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튀김, 가공육)을 줄여 항염증 식단을 유지
- 충분히 물을 마셔 혈액 내 노폐물을 배출
- 담배, 술은 반드시 끊기
- 스트레칭과 가벼운 유산소 운동으로 혈액순환 촉진
-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규칙적으로 깊게 잠들 수 있는 환경 만들기
마무리
염증은 몸을 지키는 중요한 방패이기도 하지만, 그 불꽃이 너무 오래 혹은 너무 크게 타오르면 결국 몸을 해치게 된다. 그래서 염증수치가 높으면 몸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경고를 보낸다. 이번에 정리한 것처럼 염증수치가 높으면 생기는 증상들은 하나같이 몸이 스스로 싸우고 있다는 신호다.
작게 지나칠 수 있는 몸살, 가벼운 두통, 약간의 가려움도 사실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이를 잘 기억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하다 싶으면 전문의를 찾아 필요한 검사를 받고 생활습관도 점검해 보자. 그렇게 하면 큰 병을 훨씬 빨리, 가볍게 넘길 수 있다. 몸이 주는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건강관리법이다.